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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를 준비하는 스마트 에너지원 소형모듈원전(SMR) - 이종호 전문위원

작성일 : 2024.09.09 조회 : 2672

[돌이킬 수 없는 기후위기 시대의 도래]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올해는 유난히 더워 서울은 34일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하였으며, 여름철 평균기온은 26.8도로 117년 관측 역사상 가장 높았다. 특히, 전국적으로 온열환자 증가, 가축 폐사, 어업 피해 등 온난화의 피해도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예외적인 올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된다는 점이다. “올여름이 가장 선선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기온 상승 속도는 지구 평균보다 빨라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0.74℃ 상승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1.7℃나 올랐다고 한다. 2100년쯤이면 지구 평균기온은 많게는 지금보다 4.7℃ 상승할 것이라 예상하고 우리나라도 5.7℃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도 예상된다고 한다.(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경우의 예측이겠지만, 지구상의 탄소 배출량이 제로가 되는 탄소중립을 유지한다고 해도 상당한 온도상승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기후변화는 캘리포니아, 호주 등에서 발생하는 대형 산불이나 국지적으로 내리는 심각한 폭우, 물 부족 및 식량난, 인도네시아, 영국, 네덜란드 등 해양국가의 침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우리 삶에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기후위기는 이제 지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외면할 수 없는 전 지구적 최고의 과제가 된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지속적인 지구 온도의 상승은 화석연료 사용증가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라는 것을 이제는 더 이상 부정하기 어렵게 되었다. 세계 다양한 기관에서 독립적으로 측정 또는 추정한 지구 온도는 일관되게 산업혁명 이후 상승했으며 이산화탄소의 증가 추이는 문명의 발전에 따른 인류의 에너지 사용증가와 합치되는 것이다. 결국,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Conference of the Parties 21)에서 197개 국가는 지구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세기 내 지구 온도상승을 2℃로 제한하면서 가능한 경우 증가율을 1.5℃로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리협정(Accord de Paris)’을 채택하였다. 아울러 세계 각국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유엔에 제출하였고 2021년 파리협정의 본격적 이행에 앞서 2020년까지 이를 갱신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였고 2021년 10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정해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국제사회에 발표하였다. 원전을 중시하는 현 정부도 전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이어받아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믹스를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포함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기후위기는 급격한 화석연료 사용증가에 따라 초래된 현상이라 결론짓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에너지전환을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의 정의는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로부터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전원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무탄소전원에 대한 또 다른 제한이 없다. 그러나, 탄소중립 이행 초기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우려로 재생에너지에 비해 생애주기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원자력에너지를 중요한 에너지전환의 대안으로 활용하는데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나, 간헐성 등 재생에너지의 제한성, 상대적으로 원자력 에너지의 편이성,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부각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 및 원전 안전에 대한 신뢰 증진 등의 영향으로 이제는 원자력에너지를 에너지전환의 중요한 수단으로 고려하게 되었다. 유럽은 2022. 7월, 녹색분류체계(Green Taxonomy)에 원자력을 포함시켰으며,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제정하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대형원전, SMR(소형모듈원전) 등 무탄소전원인 원전에 대한 여러 가지 세제 혜택을 주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등 세계적으로 원자력에너지를 탄소중립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제도를 구비하고 지원하게 되었다.
지난 수년간 선진국을 중심으로 화석연료를 무탄소에너지원으로 대체하려는 에너지전환 노력이 활발히 추진되어왔다. 2021년 IAEA 보고서에 따르면 몇몇 국가에서 원전을 건설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태양광, 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로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있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수력을 제외한 변동성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설비량 증가를 살펴보면 총 356.9GW에서 2,076.4GW로 5.8배나 증가하였다. 또한, 2030년까지의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을 살펴보아도 현재의 태양광, 풍력 설비량의 4배 정도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비중의 증가에 따라 가변적 재생에너지(Variable Renewable Energy)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경우 단일전력 계통을 유지하고 있어 특정 국가의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변화를 주변 국가와의 연계로 해결하고 있지만, 가변적 재생에너지 공급 비율 증가에 따른 전력 저장 비용, 일시적 과잉 생산에 따른 비효율 증가는 그 나라의 전력 요금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1. 독일의 풍력,태양광 발전량(2023년 19주) 

그림 2. 독일의 총 전력 수요 및 발전량(2023년 19주)

참고로 독일의 2023년 19주차의 전력 수요와 발전량을 예로 살펴보면 그림 2와 같이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은 자연조건에 따라 총수요의 20%(5월9일, 오후2시)에서 90%(5월10일, 오후 9시)까지 큰 변동성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처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양수발전, LNG 등을 활용하여 전력공급의 안정을 기하고 있으나, 급격한 변동성과 간헐성으로 인하여 그림 3에서 같이 대응하지 못하는 전력 수요(실선)와 공급 발전량(색칠 부분) 간은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독일의 경우 많은 양의 전력을 주변 국가로부터 구입하거나 수출하여 전력 수급의 안정을 기하고 있다(그림3의 가장 아래 고등색 부분이 주변 국가와의 전력 수출 및 수입을 나타냄).



그림 3. 독일의 수출입을 포함한한 총 전력 수요 및 발전량(2023년 19주)

이러한 전력 구입 및 수출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필요하거나 부족할 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일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2023년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50% 이상인 독일의 전력 요금은 원자력발전 비율이 70% 정도인 이웃 나라, 프랑스에 비해 2021년 기준으로 산업용은 거의 50%, 주택용은 66%나 비싼 원인이라 할 수 있다(그림4).


그림 4. 독일과 프랑스의 전력요금 변화

그런데 우리나라와 같이 주변 국가와 독립된 전력 계통에서는 재생에너지의 비율이 높을 경우, 급격한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수발전과 가스터빈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주변 국가로부터 전력을 융통할 수도 없어 고비용의 에너지저장장치인 배터리를 채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독일에 비해 풍력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태양광이 재생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공급해야 하여 더욱더 밤낮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편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원자력발전 비중을 증가시킨다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영향도 감소하여 이러한 영향도 감소하게 된다. 참고로 2050년에 대하여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경우와 원전 구성비가 50%인 경우를 비교해 보면 원전 증가에 따른 발전비용 감소와 재생에너지 간헐성 대처를 위한 비용의 감소로 전력 요금을 거의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원전의 역할이 필요하며 그래서 지난해 12월 UAE에서 열린 COP28에서 미국, 프랑스, 우리나라를 비롯한 22개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원자력의 중요성을 공동 인식하고 2050년까지 원자력발전을 지금의 3배로 증가시키기로 선언하기도 하였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전, 재생에너지 등 특정 에너지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하며 그 나라 실정에 적합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조합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우리나라에 적합한 원전/재생에너지 구성에 대하여 더 심도 있고 다양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한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세계는 왜 SMR에 관심을 가질까?]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처를 위해 원자력의 활용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재생에너지에 비해 원전 건설 규모는 크다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첫 번째 이유는 경제적 이유다. 미국, 유럽 등 원전 선진국은 지난 30여 년간 원전을 건설하지 않아 원전산업은 붕괴되었고, 그 결과 원전 건설비가 대폭 증가하였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의 1,400MWe급 원전인 APR1400보다 작은 1,200MWe급 원전, AP1000을 건설하는데 우리나라보다 무려 3배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또한, 프랑스는 핀란드와 자국 내 건설 중인 원전의 건설 기간이 계획보다 2배 이상 지연되어 건설비용의 대폭 증가를 초래하였다. 물론, 우리나라와 같이 아직 원전의 경제성이 있는 나라에서는 예외이지만, 많은 나라에서의 원전건설은 전력 공급 안정성에 비해 비용과 사업 리스크가 너무 큰 것이다.
두 번째는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기술의 발전으로 상대적으로 양질의 재생에너지를 보유한 나라가 많다는 것이다. 북유럽의 경우 양질의 풍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도 사막 등 넓은 대륙에 걸쳐 풍력과 태양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 또한 양질의 태양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UAE의 COP28에서와 같이 많은 나라들이 원전 확대에 관심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유연성 전원인 LNG발전이 많이 필요하며, LNG는 몇몇 국가에 편중되어 있어 유사시에는 안정적 공급이 어렵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시 유럽의 경우에서 보듯이 과도한 에너지원의 대외 의존은 에너지 안정 공급이라는 에너지 안보를 확보에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즉 안정적인 자국의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의 가치가 인정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두 번째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간헐성에 따른 전력 생산 비용이 대폭 증가하게 된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을 때는 오리 모양의 곡선, Duck Curve라 하여 재생에너지 공급을 제외한 전력 수요를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으면 과도한 재생에너지로 인하여 앞의 그림 1, 2, 3의 독일 경우와 같이 많은 양의 전력을 저장해야 하거나, 이웃 나라에서 융통 또는 이웃 나라에 판매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우도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기준으로 2036년에는 총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31%, 원자력이 36% 정도 차지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양질의 유연성 전원인 수력자원이 거의 없는 상황이며 주변 국가에서 전력을 융통할 수도 없다. 이미 2036년에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주간에, 재생에너지만으로도 전력수요를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어 배터리, 양수발전 등 전력저장 장치나 수소생산 등 전력 수요를 대폭 확충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전력 수급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5).


그림 5.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기준 평균 전력수급 전망(출처 한국전력거래소) 

우리나라와 같이 수력이나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덜한 풍력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원전이 전력의 일정 비율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면, 변동성 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의 공급량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고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 간헐성의 영향도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각 나라가 처한 여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원자력은 탄소중립의 중요한 수단으로 고려되고 있다. 그런데 SMR은 아직 대형원전에 비해 저렴하다고 입증되지도 않았고 본격적인 상용화 실적이 부족한 상태에서 여러 나라가 SMR을 개발 중이며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대형원전과는 다른 에너지 생산 상품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초기의 모바일폰과 현재의 스마트폰 용도가 전혀 다른 것과 같이 그 기능과 용도가 다양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6. SMR 활용 예상 분야

첫째, 그림 6에서와 같이 전력 생산 이외에 다양한 용도로 SMR이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은 전력 부문에서뿐만 아니라 산업, 제철, 수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야 할 것이다. SMR은 기존 원전 대비 1만 배 정도의 획기적인 안전성 향상을 바탕으로 도시 주변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개발되고 있어 다양한 용도의 안정적 전원과 산업열 등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다량 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다. 또한 수소 생산, 담수화, 도서, 오지 및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나 산업단지의 전력과 열 등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기존 대형원전의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SMR은 고유 안전 설계를 통해 필요한 설비를 최소화하고 주요 기기를 모듈화하여 건설 공기를 대폭 단축시켜 용량이 적은 소형임에는 불구하고 반복, 대량 생산을 통해 건설 단가를 대형원전 수준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대형원전이 다수의 공공을 대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전력 수용가나 지역의 소비자 집단이 적은 투자 비용으로 단기간 내에 에너지 공급설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반도체, 철강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이나 전력 및 에너지 사용을 위한 집단수요자에 경제적 이점과 투자의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계는 80여 종 이상의 SMR 개발 중이며,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히 경쟁 중]
SMR 개발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캐나다, 일본 등 대부분의 원전 기술 보유국은 물론,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체코, 이탈리아 등 많은 유럽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사우디 등 신흥 국가들까지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여러 국가에서 80여 종의 SMR을 개발하고 있는 등 미래 SMR 시장 선점에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국가에서 벤처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관이 SMR 개발에 참여하는 것은, 그만큼 탄소중립 시대에 SMR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 NuScale사는 20년 8월에 NuScale SMR에 대하여 미국 규제기관의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하여 여러 나라에 건설을 추진 중이며, 러시아는 KLT-40S라는 해상원전용 SMR을 개발하여 운영 중이고, 중국은 ACP100 이라는 SMR을 25년에 준공할 예정으로 건설 중에 있는 등 다양한 SMR이 개발되고 있다.
SMR은 300MWe급 이하의 원전으로 대형원전에 비해 원자로 용량이 적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하여 만약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충분한 원자로 냉각수를 보유하여 3일~1주일 이상,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도 원자로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고유의 안정성을 갖도록 설계하고 있으며, 그림 7에서와 같이 많은 기기와 장치를 단순화하고 일체화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모듈화 등을 통해 건설 기간을 단축하여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개념으로 설계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대형원전은 발전소 1km 정도 주변에 민간이 거주하는 것을 제한하는 반면, SMR 발전소는 바로 부지 옆에서도 주민이 거주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켜 주민 수용성을 높이고, 단순화, 모듈화, 일체화 등을 통해 소형이지만 경제성을 유지하고 총투자비와 건설 기간을 단축하여 국가가 아닌 일반 수요자도 투자할 수 있을 정도의 투자 매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림 7. SMR 개발 시 단순화 개념도

[우리나라도 세계적 수준의 SMR 개발하고 있으며 수출도 추진 중]
우리나라 SMR 기술은 200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되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원자력연구소를 중심으로 SMART라는 SMR을 개발하여 세계 최초로 SMR에 대하여 2012년에 규제기관으로부터 표준설계를 획득하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과 탈원전 등으로 국내 건설과 해외 진출이 지지부진하였고, 최초 개발한 SMART SMR의 안전수준과 경제성에 대한 이견이 많아 새롭게 피동형 안전 계통을 채용하고 단순화한 SMART100을 개발하여 규제기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하여 올해 표준설계를 획득할 예정이다. 사우디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SMART100은 사우디 내에 건설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부터 혁신형 원전인 i-SMR 개발이 범부처 국가사업으로 추진되며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 수출을 목표로 SMR 개발 사업은 시작되었다. 이전부터 한수원을 주도로 i-SMR 개념설계가 추진하고 있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표준설계를 완성하여 2028년까지 규제기관의 인허가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산업부, 과기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3개 관련 부처가 참여하고 있으며 ‘혁신형 SMR기술개발사업단’을 설립하여 2028년까지 약 4천억 원을 투자하여 성공적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이 i-SMR은 2031년경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어 외국의 다른 SMR에 비해 짧은 기간에 개발·건설하는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미 SMART나 SMART100 등 SMR을 이미 개발하였고 대형원전으로 APR1400을 자체 개발하였으며, APR+, i-POWER, APR1000 등의 개발을 통하여 확보한 많은 핵심 요소 기술을 바탕으로 i-SMR를 설계하는 것이라 최초 설계에 비해 기술적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한다. 특히, 그림 8에서와 같이 원전 핵심기술인 피동형 안전 설계 기술과 종합시험을 이미 I-POWER와 SMART1000 개발 시 수행한 결과를 활용할 수 있어 기술의 신뢰성을 이미 대부분 확보하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 i-SMR의 설계는 완성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의 강점과 건설 공기와 비용 등에서의 사업성을 인정하는 나라는 개발될 i-SMR의 자국 내 건설을 위해 벌써 입찰서를 제출을 요구하는 등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스웨덴에는 이미 i-SMR 건설을 위한 예비입찰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핀란드, 체코,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i-SMR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림 8. 우리나라 원전 기술개발 과정 및 i-SMR 개발 전략

[SMR 개발 성공과 대중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
우리나라는 탈원전 정책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본격적인 SMR 개발이 늦추어진 점이 있다. 현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체계적으로 기술개발이 추진 중이지만, 성공적 SMR 개발과 세계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 해결에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첫째, 일관성 있는 정책지원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SMART라는 SMR을 개발하여 표준설계를 인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건설 및 수출,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원전산업은 세계적으로 국가의 정책이 아주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공공 분야 주도로 원전산업이 추진되는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SMR에 관심이 많은 것은 SMR이 탄소중립을 위한 편리하고 신뢰성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둘째는 SMR 사용 확대를 위해 전력시장 법적,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단일 전력요금제도, 단일거래 시스템으로는 전력 공급, 수소생산, 산업열 공급 등 다양한 형태의 SMR 이용이 불가능하다. SMR이 재생에너지 과잉 시의 부하추종을 통한 전력 수급의 안정이나 다양한 분야의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전력시장의 법과 제도를 선제적으로 구비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는 SMR사업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법적 제한을 푸는 것이다. 원전 사업은 공중 안전이라는 목표와 핵물질 사용에 따른 제한이 따른다. SMR 사업은 대형원전 사업과는 다르게 다양한 분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분야에 활용이 예상된다, 반도체 등 산업단지에서 열과 전력 공급, 수소 생산 및 활용 분야, 데이터센타 운영, 화력발전소 대체 등에서 기존의 소수의 공공기관 중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다양한 민간사업자의 참여가 요구된다. 이러한 민간사업자가 원전 안전 유지, 핵연료 처리 등 초기에 겪는 원전 사업 진출의 어려움 해소를 지원하여 주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도와 법을 정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SMR개발 종사자들과 관계자들의 사명감과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탈원전 등으로 우리나라 원전 기술개발이 정체된 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혁신형 SMR 개발은 다시 한번 우리나라 원전 기술이 세계 최고가 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원전산업은 국민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산업으로, 국민이 흔쾌히 받아드릴 수 있는 안전한 SMR이 되어야 하며 세계 최고의 성능으로 적기에 개발되도록 종사자들과 관계자들의 헌신적 노력을 부탁하고자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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