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넷제로프렌즈 제3기 정아민
출퇴근길, 등하굣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기자전거는 작은 배터리 하나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고 언제든 쉽게 탈 수 있어 도심을 오가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떠올랐다. 그런 점에서 전기자전거는 지구의 탄소를 줄이는 비밀병기라 할 만하다.
전기자전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스태티스타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2018년부터 2030년까지 약 20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런 급격한 성장이 단순히 편리함 때문만은 아니다.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장점과 더불어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지금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정책적 지원과 제도는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을까?

(출처=스태티스타 / 제작=정아민 기자)
전기자전거 탄소 감축 효과 탁월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네스터(Research Nester)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441억 2000만 달러(약 64조 3622억 원)를 넘어섰으며, 2024년에는 약 500억 7000만 달러(약 73조 421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6년 말까지는 2267억 달러(약 330조 7100억 원)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며, 연평균 성장률(CAGR)도 13.8%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 또한 글로벌 흐름과 비슷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9034만 달러(약 1318억 2410만 원)로 추정되며 2029년까지 1억 4990만 달러(약 2187억 3408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CAGR 역시 10.6%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국내외 시장이 동시에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탄소중립이다. 자동차 등 내연기관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서 전기자전거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된 것이다. 최근 Science지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전기자전거 사용이 기존 자동차 이용을 대체했을 때 킬로미터당 약 108~120g CO₂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즉, 자동차 대신 전기자전거로 이동하면 같은 거리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자동차 대비 거의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셈이다. 즉, 출퇴근이나 단거리 이동에서 전기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성장 요인은 전기자전거를 언제 어디서든 쉽게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의 등장이다. 카카오바이크, 씽씽과 같은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복잡한 절차 없이 스마트폰 앱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앱을 통해 주변 자전거의 위치와 배터리 잔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QR코드를 스캔해 즉시 잠금 해제와 대여가 가능하다. 이용 후에는 서비스 지역 내 원하는 장소에 반납하면 돼 자전거를 소유하거나 보관하는 부담이 전혀 없다. 덕분에 전기자전거는 '필요할 때만 쓰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했고 자동차나 대중교통 이용이 애매한 단거리 이동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정부 지원 정책으로 전기자전거 대중화
공유 전기자전거가 대중화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큰 몫을 했다. 구매 보조금 제도를 통해 시민들의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고 자전거 전용도로와 우선도로를 만드는 등 기반 시설을 늘렸다. 더 나아가 전용 주차 공간을 마련하고 안전 규제 강화 등 정책도 펼쳤다.
현재 전기자전거 지원금 제도를 통해 최대 3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2018년부터 전기자전거가 면허 없이도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제도다. 다만 지역별로 지원 조건이 다르며 예산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어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정부 지원 외에도 카드사와 전기자전거 제조사가 자체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줄이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자전거 포털'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자전거 문화 교육, 안전 수칙 홍보, 자전거도로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포털에서는 경기도 내 자전거 전용도로 지도, 주차 시설 위치, 충전소 안내 등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 편의를 높이고 있다. 자전거 교통안전 캠페인과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의 안전 의식도 강화하고 있다. 지역별 전기자전거 이벤트와 체험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진행해 시민들이 전기자전거를 체험하면서 친환경 이동 수단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진=정아민 기자)
간단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
전기자전거가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만큼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경험은 어떨까? 직접 공유 전기자전거를 타고 수원 시내를 달려보며 다양한 사용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체험 결과, 전기자전거는 일반 자전거에 비해 적은 힘으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페달을 밟으면 배터리의 힘이 더해져 평지뿐만 아니라 오르막길에서도 부담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덕분에 도로 혼잡을 피하면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위치 기반 공유 서비스로 어디서든 쉽게 대여하고 반납이 가능했다. QR코드를 스캔하고 결제 수단을 연동하면 누구나 간단히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자전거 상태가 양호했고, 자전거에 달려있는 휴대폰 거치대를 이용해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편리했다.
실제로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걷기에는 멀고 대중교통을 타기에는 애매한 거리에서 가장 유용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시민은 “자동차 대신 전기자전거를 타면서 환경에도 기여할 수 있어 좋다”며, “도로 혼잡을 피하면서 운동 효과도 느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민은 꼭 이동 수단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자전거 타는 즐거움 때문에 전기자전거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는 기분이 좋아서 주말에도 종종 빌려 탄다”며, 이동 편의뿐 아니라 여가 활동으로서의 가치도 강조했다.
도로 환경 개선 필요
직접 전기자전거를 타보면서 그 편리함을 실감했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느낄 수 있었다. 이용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일부 자전거는 얼룩이 지워지지 않는 등 깨끗하지 않았다. 갑자기 속도가 올라가는 특유의 조작감 때문에 처음 타는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QR코드 기반의 대여 방식이 낯설어 이용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도로 환경 개선도 필요해 보였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닌 곳에서는 인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길이 울퉁불퉁한 데다 보행자와의 충돌 위험이 있어 안전한 도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어 보였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 이용자가 많다는 점도 안전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지원금과 할인 정책이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충전소와 안전시설, 이용자 안전 교육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전기자전거와 같은 배터리 기반 이동 수단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이에 대한 안전 규제와 관리 강화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용자 친화적인 시스템 구축, 체계적인 안전 교육, 전용도로 및 충전·주차 시설 확충, 그리고 배터리 안전 관리 강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위 콘텐츠(글)은 탄녹위 넷제로프렌즈 3기 참여자가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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