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넷제로프렌즈 제3기 김경하
폭염과 냉방, 그리고 에너지의 딜레마
2025년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가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5년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9℃로 1973년 이후 역대 1위, 같은 달 폭염·열대야 일수는 역대 2위 수준, 서울에서는 6월 열대야가 4년 연속 관측됐습니다. 전력거래소는 8월 25일 18시 여름철 최대전력수요 96.0GW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냉방은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필수 수단이지만, 낮은 설정온도에 장시간 의존하면 전력 피크를 밀어 올리고 발전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도 커집니다. 정부는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 26℃ 유지와 절전 실천을 권고하고 있으며, 냉방 방식의 전환이 개인의 쾌적함과 전력 수급 안정에 동시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선풍기와 26~28℃ 설정의 조합
실내 온도를 26~28℃에 두고 선풍기(또는 서큘레이터)로 공기를 순환시키면, 피부 표면의 열이 빠르게 제거되어 체감온도는 더 낮고 소비전력은 더 적게 유지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아시아권 실험을 인용해, 설정온도를 올리고 선풍기를 병행해도 동일한 열적 쾌적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평균 효율의 에어컨에서는 24℃ 단독 운전보다 에너지 사용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합니다. 냉기를 사람 쪽으로 흘려 보내는 방향 설정, 천장 쪽으로 송풍하는 에어컨 바람, 대각선 상향 미풍이 효과적입니다.
(사진=김경하 기자)
(사진=김경하 기자)
장마철에는 습도 40~50% 유지
여름의 답답함은 기온 못지않게 습도의 영향을 받습니다. 기상청은 상대습도가 10%p 증가할 때 체감온도가 약 1℃ 상승한다고 설명합니다. 반대로 10%p 낮추면 비슷한 폭으로 내려갑니다. 장마철에 제습기나 에어컨 제습모드로 40~50%로 유지하면 26~28℃에서도 후덥지근함이 줄어 냉방 시간을 단축하기 쉽습니다. 빨래 건조와 조리 직후 환기로 실내 수분원을 줄이고 습도계를 통해 수치를 확인하는 습관이 유효합니다.
야간 자연환기로 실내 잔열 빼기
해가 진 뒤 실외 기온이 실내보다 낮아지면 자연환기가 효과적입니다.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두 창을 부분 개방하면 실내 잔열을 빠르게 배출할 수 있습니다. 벌레 유입과 안전을 고려해 방충망과 잠금 장치를 병행하고, 미세먼지가 높은 날은 환기 시간을 짧게 가져가거나 송풍 중심으로 전환합니다.
(사진=김경하 기자)
전력 피크 시간대는 ‘조금 덜, 조금 늦게’
하계 전력 수요는 대체로 평일 오후 5~6시에 정점을 형성합니다. 태양광 출력이 줄어드는 시간대와 겹쳐 수급 부담이 커지므로, 이 구간에는 설정온도를 잠시 올리거나 송풍·선풍기로 전환하고, 세탁·건조·오븐 등 열 발생 가전은 피크 이후로 분산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가정의 작은 조정이 전력망의 예비력을 지키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사진=전력거래소)
갈수록 심각해지는 여름 더위 속에서, 무조건적인 절약이 아니라 같은 시원함을 더 적은 전력으로 누리는 ‘스마트한 에너지 사용’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선풍기와 26~28℃ 설정, 습도 40~50% 관리, 야간 자연환기, 피크 시간대 절전만으로도 실내 쾌적함은 유지되고 전기요금과 탄소 배출은 함께 낮아집니다. 생활 속 작은 조정이 전력망의 예비력을 보태고 다음 여름의 기준을 ‘더 시원하게’에서 ‘더 지속가능하게’로 바꾸는 힘이 됩니다.
위 콘텐츠(글)은 탄녹위 넷제로프렌즈 3기 참여자가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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