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넷제로프렌즈 제3기 이지영
2025년 여름,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기후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기상청은 이미 5월 말, 이번 여름이 평년보다 덥고 강수량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그 예보는 그대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수도권과 지방 곳곳에서는 시간당 100mm 안팎의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도심을 마비시켰고, 불과 며칠 뒤에는 30℃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며 시민들의 생활과 건강을 위협했습니다.
특히 이번 여름의 특징은 극한 폭우와 폭염이 연이어 발생하며 복합재난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침수와 산사태 피해로 인한 주거 불안, 농업 생산 차질, 전력 수요 급증과 정전 위험, 그리고 온열질환자의 급격한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계절적 변동이 아니라, 기후위기가 이미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1. 기록적인 국지성 호우
2025년 7월 중순부터 남부지방과 수도권에는 집중호우가 잇달아 쏟아졌습니다. 서울 동부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100mm를 웃도는 ‘물폭탄’이 기록되어, 지하차도와 저지대 도로가 순식간에 침수되었습니다. 특히 경남 산청과 합천 등 남부권에서는 집중호우로 수천억 원대의 재산 피해와 수백 세대의 이재민이 발생하며, 농경지 수천 헥타르가 침수되는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차량 침수 및 고립 등 안전 문제 우려로 전국 주요 고속도로 구간에서 일시적인 차량 통제가 이루어졌고, 철도 운행도 일부 중단되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기상청은 호우특보와 함께 홍수주의보·경보를 연이어 발령했습니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수량이 60mm 이상이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수량이 110mm 이상 예상될 때, 호우경보는 3시간 강수량이 90mm 이상이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수량이 180mm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집니다. 또한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주요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자 홍수주의보와 홍수경보를 발효했습니다. 홍수주의보는 홍수 피해가 우려될 때, 홍수경보는 심각한 홍수 피해가 예상될 때 발령됩니다. 실제로 한강 일부 지류와 낙동강·섬진강 유역에서는 홍수경보가 내려지며, 주민 대피령이 발효되기도 했습니다.
짧고 강한 폭우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현상은 기후위기 시대의 전형적인 국지성 호우 패턴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홍수주의보·경보 발령 시 신속한 대피와 대응 체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는 지역별 홍수 위험지도와 실시간 경보 시스템을 더욱 촘촘히 보완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2. 예고 없는 폭염의 습격
폭우가 지나가자마자, 한반도는 다시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습니다. 경기 광명에서는 40.2℃라는 극한의 기온이 관측되었고, 대구·전주·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도 체감온도가 38~39℃에 달했습니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8일 최대 전력 수요가 오후 6시 기준 95.7기가와트(GW)로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8월 기록했던 97.1GW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습니다. 전력 수요는 평년 대비 8% 이상 급증하여, 전력 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날도 발생했습니다.
건강 피해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7월 8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 238명이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한 달 누적 환자는 1,200명을 돌파했습니다. 5월 15일부터 7월 27일까지 누적된 사망자는 1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특히 고령층과 옥외 근로자에게 피해가 집중되었는데, 이는 냉방시설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장시간 야외 활동을 피할 수 없는 취약한 노동환경 때문이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기상청은 폭염특보를 잇달아 발령했습니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며,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될 때 발령됩니다. 2025년 7월, 전국 곳곳에서는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동시에 발효되어 사실상 대부분의 지역이 ‘재난 수준의 더위’에 노출되었습니다. 특히 수도권과 영남권에서는 폭염경보가 장기간 지속되며, 시민들에게 장시간 외출 자제와 수분 섭취, 옥외 근무 단축 등 안전 수칙이 강하게 권고되었습니다.
도시 구조 역시 폭염을 악화시켰습니다. 아스팔트 도로와 고층 빌딩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열섬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밤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폭염이 앞으로 더 빈번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3. 정부와 사회의 대응
정부는 여름철 재난에 대비해 ‘자연재난 종합대책’을 수립했습니다. 산사태와 하천 범람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는 사전 점검반을 투입했고, 전국 지하차도에는 4인 전담 관리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반지하 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는 대피 훈련을 실시하고, 폭우 시 이동할 수 있는 임시 거주시설을 마련했습니다.
폭염 대응도 병행되었습니다. 전국에 무더위쉼터 4만여 곳이 운영되었고, 일부 지자체는 야간 개방을 확대하여 취약계층의 이용 편의를 높였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온열질환자 이송 전담 119 구급대를 지정 운영했고,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 실시간 감시체계를 가동해 발생 현황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러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폭우 피해 복구와 폭염 대응이 동시에 이루어지다 보니, 의료 인력과 재난대응 인력이 분산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쉼터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고령층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농촌 지역의 고령 농민과 건설 현장 노동자들은 폭염 안전수칙을 지키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일손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재난·보건 통합 대응 체계와 더불어 지역사회 돌봄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4.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실천 방법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정부의 대책뿐만 아니라 시민 개개인의 실천을 강조합니다. 우선, 에너지 절약은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책입니다.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난방 시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면서 고효율 가전제품을 활용하고,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 대중교통과 친환경 이동 수단의 이용 확대가 필요합니다. 개인 차량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도보를 활용하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 생활 속에서 기후 적응력을 높이는 행동도 중요합니다. 빗물을 모아 재활용하거나, 옥상과 베란다에 녹지를 조성해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또한 무더위쉼터, 냉방시설이 부족한 이웃을 살피는 지역사회 돌봄 역시 기후위기 시대의 필수적인 연대 방식입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 관련 교육과 참여 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환경단체의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기후위기 대응 시민정책 제안에 동참하는 것은 작은 변화지만 사회 전체의 의식을 바꾸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실천, 저와 함께 해봐요!
(사진=이다은 기자)
2025년 여름은 단순한 기후 변동이 아니라 기후위기의 현실을 보여주는 계절이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이 동시에 닥치며, 피해 규모와 건강 피해는 예년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이번 여름의 경험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에게 분명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에, 사회와 개인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에너지 절약, 친환경 교통, 생활 속 녹지 조성, 지역 돌봄 같은 작은 실천이 모여 기후위기의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위 콘텐츠(글)은 탄녹위 넷제로프렌즈 3기 참여자가 작성한 글입니다.
저작권 정책 : 공공누리 제4유형 출처표시의 조건에 따라 이용이 가능합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저작권 전부를 보유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