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3년부터 유엔환경계획(UNEP)의 주도로 시작된 세계 환경의 날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환경 기념일이다. 2025년도 세계 환경의 날은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주제로 제주도에서 기념식이 개최되었다.
최근 환경 문제 중 가장 주목받는 이슈는 단연 플라스틱 쓰레기다.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은 해양을 오염시키고,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특히 건강한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매년 수십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바다 수온 상승과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그 기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해양 생물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탄소 순환과 기후 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사안이다. 해양 생태계와 기후 위기에 미치는 플라스틱의 영향이 점차 뚜렷해지면서,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이 앞장서는 플라스틱 줄이기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 또한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유통과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로켓프레시 상품 주문 시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보냉백을 도입해 포장재 쓰레기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 해당 보냉백은 일정 기간 사용 후 회수되어 다시 활용되며, 소비자의 친환경 실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컬리는 스티로폼 박스를 종이박스로 전환하고, 포장에 종이테이프와 종이봉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폐비닐을 재활용해 만든 재생 수지 아이스팩을 도입하고, 내부에는 젤 타입 대신 생분해가 가능한 물로만 구성된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컬리의 노력은 친환경 포장재 전환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 컬리는 해당 포장 시스템 도입 8개월 만에 30년생 나무 1,000그루를 보호한 것과 같은 환경적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러쉬(LUSH)의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완충재(사진=손성주 기자)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는 상품 완충재로 일반 스티로폼 대신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충전재를 사용한다. 해당 충전재는 물에 쉽게 녹고 자연 분해되어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러쉬는 'BIB(Bring It Back)' 캠페인을 통해 고객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사용한 팟(POT) 5개를 매장에 가져오면 프레쉬 마스크 팩 본품 1개로 교환해 주거나, 팟 1개당 1,000원의 보증금으로 환산해 제품 구매 시 해당 금액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여기서 ‘팟(POT)’은 재활용 플라스틱(PP)으로 만들어진 검은색 또는 투명색 용기로, 이렇게 회수된 팟(POT)은 러쉬 내부에서 재활용되어 다시 제품 용기로 사용된다. 이처럼 기업들은 생산·유통 단계에서의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제는 개인의 실천이 필요할 때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사용되는 플라스틱 컵은 약 33억 개에 달한다. 국민 1인당 연간 약 65개의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는 셈이다. 이는 단 한 번의 편리함을 위해 엄청난 양의 자원이 낭비되고, 환경에 부담을 주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의 인식과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편리함보다 ‘지속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소비 습관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다회용 컵과 용기 사용이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개인컵을 지참한 고객에게 ‘에코별’ 1개 적립 또는 음료 4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혜택은 친환경 소비를 유도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도 점차 친환경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동대문엽기떡볶이는 ‘용기내 챌린지’를 통해 매달 다회용 용기를 지참한 고객 100여 명을 선정해 할인 쿠폰을 제공하며, 다회용기 이용을 생활화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은 SNS 인증 방식으로 운영되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참여율이 높다.
이처럼 일상 속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자원 순환을 이끄는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소비자가 변화의 주체로 나설 때, 환경 보호는 더 이상 거창한 일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가 된다.
2025년 세계 환경의 날 슬로건인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Shared Challenge, Collective Action)’처럼, 지속 가능한 미래는 우리 모두의 작은 선택과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
넷제로프렌즈 시민기자 손성주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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