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모두보기닫기

저탄소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그린 립프로깅

작성일 : 2024.10.02 조회 : 925

우리나라는 1950년대부터 시작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불과 7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경제적으로 고도의 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그에 대한 반증으로 우리나라는 50년대 원조 경제 체제로 시작하여 60년대부터 70년대까지는 신흥공업경제를 이룩하고 2021년에는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변경하였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모습 (왼쪽 사진=서울기록원, 오른쪽 사진=글로벌이코노믹)

하지만 환경의 경우 고도의 성장을 이룩한 한국의 경제와 대비되는 상황이 지속되었습니다. 기존의 농업 중심이었던 나라의 주된 산업이 경공업으로 변하고 중화학 산업으로 발전해가면서 환경·생태에는 더욱 악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경제가 일정량 이상 성장하고 산업군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다시 환경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한 예시로 공업화로 인해 급격히 생태성을 잃고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태화강은 2000년대 초반부터 대대적인 수질 개선 노력이 수반되어 현재는 1급수 기준을 충족하며 울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온전히 회복된 태화강 국가정원 전경 (사진=태화강국가정원과)

비단 위와 같은 경제와 환경의 관계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역사적으로 상당수의 나라에서 동일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경제가 성장하면서 환경오염이 심해지고 특정 임계점을 지나면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환경이 개선되는 상황을 이론화한 것을 환경 쿠즈네츠 곡선이라고 합니다. 경제가 특정 지점 이상 성장하여 다시 환경이 개선되는 이유는 사회에 자본이 축적되면서 투자할 여유가 생기고 국민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수학적 그래프로 표현한 환경 쿠즈네츠 곡선

환경 쿠즈네츠 곡선은 다수의 논문들과 학자들에 의해서 재차 검증되었을 만큼 신뢰도가 높은 이론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신뢰도가 높은 논문이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를 넘어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표현한 지구 열대화 시대에는 국가들이 전통적인 환경 쿠즈네츠 곡선의 경로를 따를 경우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2015년 파리협정 당시 기후 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197개국이 참여하여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100년까지 산업화 대비 2℃보다 아래로 유지하고 1.5℃까지 제한하도록 노력한다고 규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세계은행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도상국은 152개국에 해당하기 때문에 만약 이들이 전통적인 환경 쿠즈네츠 곡선의 경로를 따를 경우 2100년까지 파리협약 목표의 성공적인 달성은 쉽지 않으리라고 예측됩니다. 
최근에 이러한 전통적인 환경 쿠즈네츠 곡선 이론에 그린 립프로깅(Green Leapfrogging)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개구리의 도약을 뜻하는 립프로깅은 기초부터 시작하여 단계를 밟아간 것이 아닌 특정 단계를 뛰어넘어 곧장 고도화 국면에 접어드는 것을 뜻합니다. 통신망이 취약한 국가 내 무선전화 보급이 유선전화 보급을 뛰어넘거나 신용카드 사용보다 빠르게 핸드폰을 통한 간편결제 시스템 보급 및 도입 등이 립프로깅의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그린 립프로깅의 경우 저개발국가들이 나라 성장 단계의 일정 구간을 건너뛰어 선진국의 개발단계를 따라잡으며 전형적인 배출량과 경제의 관계를 따라가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린 립프로깅이 가능한 이유는 ai를 접목한 기후기술, 발전된 태양광 패널 등 과거에는 없었던 첨단 녹색 기술들이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수학적 그래프로 나타낸 그린 립프로깅(사진=Rainer Walz)

저개발국가들이 국가 내 오염을 야기하는 주된 산업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첨단 녹색기술들을 적절히 활용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할 때 이론적으로 그린 립프로깅이 가능하다는 주장들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첨단 기술들을 활용하는 그린 립프로깅 방식은 막대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21년에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6)에서 미국, 영국, EU 등의 선진국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많은 오염을 야기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석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85억 달러를 지원을 약속하였지만, 공정한 전환과 저탄소 방식의 발전을 온전하게 활용하기 위해선 대략 350억 달러가량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제시되었습니다. 또 기후변화 관련 아프리카 협상그룹(African. Group of Negotiators, AGN)는 아프리카 대륙의 녹색전환과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매년 1.3조 달러가량을 요구하였습니다.


켄야에 설치되고 가리사 대형 태양광 발전소 (사진=construction Kenya)

위와 같이 그린 립프로깅이 상당한 비용을 초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대륙의 그린 립프로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아프리카 대륙이 신재생에너지 생산의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석탄과 석유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천연가스 잠재량이 풍부하고 태양열, 풍력 등의 활용도가 매우 뛰어납니다. 또한 태양광 발전 패널과 전기차에 활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 등 기후 기술의 생산에 필요한 핵심광물 자원들이 아프리카 대륙에 내 풍부하게 내재되어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신재생 발전 잠재력 외에도 그린 립프로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은 세계적으로 약속한 배출량과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예상됩니다. 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 상승폭을 산업화 대비 1.5℃로 제한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온실가스 순배출량의 43%를 감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BBC는 2023년부터 금년 1월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며 미 항공우주국 역시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거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린 립프로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은 농업에서 경공업, 중화학, 첨단산업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경제 성장공식을 초월하여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새로운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넷제로프렌즈 청년기자 이규재
원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gyujaelee/223604828547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