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에 자원 순환의 날, 푸른 하늘의 날,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 세계 차 없는 날 등 다양한 환경기념일이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김가현
1994년 제49차 유엔총회에서는 점차 파괴되어가는 오존층을 보호하고자 캐나다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된 9월 16일을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그 후 유엔총회는 모든 회원국이 국가 차원에서 몬트리올 협약의 목적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날을 특별히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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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은 지상에서 25~30km 떨어진 상공인 성층권에 형성되어 있는 얇은 층을 말합니다. 대기 중에 포함된 오존을 모두 모아 지구 표면(1기압, 15℃)에 가져온다면 그 두께는 0.3㎝에 불과하지만, 이 양의 약 90%는 성층권에 밀집되어 있고 나머지 10%는 대류권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층권 오존은 산소분자가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강력한 자외선을 받아 두 개의 산소원자로 분해되면서 발생한 산소원자가 다시 산소분자와 결합하여 생성됩니다.
이러한 오존층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자외선을 흡수함으로써 지구의 생명체를 자외선의 피해로부터 보호해줍니다.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이 증가하여 각종 피부암과 백내장 등을 일으켜 사람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뿐만 아니라 육상생물의 돌연변이 발생, 농산물 수확감소, 해양의 생태계 파괴 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오존층은 1980년부터 지속적으로 4%씩 감소하고 있으며, 봄철 남극지방에서의 오존층의 급격한 감소는 오존홀(ozone hole)을 초래합니다. 오존홀은 9월과 10월 사이의 성층권의 오존 농도가 평상시의 반 정도로까지 급격히 감소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주위의 농도에 비해서 구멍이 뚫린 것처럼 농도가 낮은 장소가 생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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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의정서는 오존층의 파괴를 대처하기 위한 국제협약으로, 198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정식으로 체결되었습니다. 의정서의 목적은 오존층 파괴물질의 생산 및 사용의 규제에 있습니다. 프레온 가스로 알려진 염화플루오린화탄소(이하 CFCs), 할론(halons) 등 오존층 파괴의 주요 원인이 되는 약 100가지 기체 물질 생산의 단계적 감축, 비(非)가입국에 대한 통상제재, 1990년부터 최소한 4년에 한 번 과학·환경·기술·경제적 정보에 입각하여 규제 수단을 재평가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CFCs는 냄새도 없고, 독성도 없으며 불에 타지도 않고 화학적으로도 매우 안정된 물질이기 때문에 냉장고, 에어컨 등의 냉매, 반도체나 정밀부품 세척제, 스프레이와 같은 분사제 등에 널리 이용되어왔습니다. CFCs는 탄소원자를 염소와 플루오린원자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자외선을 흡수하여 분해되면서 반응성이 매우 큰 염소원자(Cl)를 방출하게 됩니다. 이 방출된 염소원자가 결합력이 약한 오존분자를 파괴합니다. 이때, 염소원자 하나가 10만 개의 오존분자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CFCs가 성층권까지 올라갔을 경우 최대 100년까지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오존층 파괴에 매우 치명적인 것입니다. 오존층 파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파괴물질인 CFCs 등의 사용을 줄이고 대체물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2000년부터는 CFCs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고, 전 세계는 대체물질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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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Cs의 대체물질 중 하나인 수소염화불화탄소(이하 HCFC)는 CFCs와 수소불화탄소(이하 HFC)의 중간물질로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산업공정에 적용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가장 완벽한 냉매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지난 1930년에 개발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됐으나 HCFC 또한 환경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이후 CFCs와 HCFC를 대신해 주목받았던 HFC마저도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탄소보다 수백 배에서 수천 배 큰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몬트리올 의정서 당사국총회'는 2016년 10월, 기존 오존층파괴물질 외에 강력한 지구온난화물질인 HFC까지 감축하기 위한 '키갈리 개정서'를 채택하였습니다. 이에 2024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HCF류에 대한 국내 소비량 감축 규제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2023년 1월 9일 세계기상기구(WMO), 유엔환경계획(UNEP), 미국 해양대기청(NOA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오존층 감소에 대한 과학적 평가:2022 (Scientific Assessment of Ozone Depletion:2022)’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간했습니다. 이들은 세계 각국의 오존 파괴 물질 감소 정책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2040년까지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오존층이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오존층 훼손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한 북극 2045년, 남극은 2066년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성층권에 유입된 브롬은 1999년 정점을 기록한 뒤 2020년까지 14.5% 감소했습니다. 특히 CFC-11과 CFC-12 배출량이 2018년 이후 현저히 감소했는데, 이는 CFC-11, 12 배출 주범인 중국 동부에서 배출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했습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오존에 대한 행동은 기후 행동에도 선례가 된다. 우리는 오존층을 갉아 먹는 화학 물질을 퇴출하는 데 성공했다’며 ‘우리가 화석 연료 사용을 멈추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등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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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오존층 파괴물질에서 대체물질로의 전환에 대한 기업들의 현장 의견에 귀 기울이고, 신규 사업 발굴 및 지원 등을 통해 오존층 파괴물질의 원활한 감축 이행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오존층 보호와 기후 변화에 관한 규제와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국민인식을 고취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최근 오존홀의 크기가 작아지는 추세일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등이 화제가 되면서 오존층은 서서히 잊힌 듯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넷제로프렌즈 청년기자 김가현
원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angel8960/223599140957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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