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서울특별시가 주최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녹색건물 컨퍼런스’가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되었다. ‘기존 건축물의 녹색 전환방안 모색’이라는 취지에 맞춰 종이 없는 행사로 진행되었고, QR 코드를 통해 프로그램 및 발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를 위해 텀블러 또는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했다.
녹색건물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내빈들과 방청객들이 모였다. (사진=김가현 기자)
이번 컨퍼런스는 도시의 탄소배출구인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이라는 공동과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을 다짐하기 위한 자리였다. 컨퍼런스의 1부는 서울특별시 4개 기관 대표 인사들의 개회사와 축사로 시작되었다. 김상협 탄녹위 공동위원장은 “(2050년에) Net Zero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기존 건물의 절반이 Net Zero Ready 상태에 들어가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라며 올해부터 에너지 사용량 신고제 및 등급제,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를 도입하는 것이 녹색건물에 커다란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녹색 동행 카드에 이은 녹색 동행 건물이 세계적인 선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탄녹위 또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 약속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서울시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주체가 건물과 대중교통임을 언급했다. “교통 부문의 기후 동행 카드와 건물 부문의 기후 동행 건물이 양 날개가 되어서 서울시의 탄소중립을 향해 날기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기후 동행 건물 프로젝트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중대형 비주거 건물들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 상태를 관리 평가하고, 대상 건물들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특별시가 기후 동행 도시로서 모범이 되고, 기후 동행 건물 프로젝트가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협 탄녹위 공동위원장과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가현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후 동행 건물 프로젝트를 통해서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기축 건물에 대한 에너지 효율 관리를 본격화한다면 상업·공공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건물 에너지 소비 절감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신축 건물에 비해 구축 건물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파트 재건축 및 재개발이 단순히 부동산 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게 된다면 기후 문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축하하고 있다. (사진=김가현 기자)
1부 마지막 순서로는 건물 온실가스 감축 정책 추진 행사가 진행되었다. 탄녹위,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서울특별시의 ‘건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에 이어 내빈들의 ‘건물 온실가스 혁신정책 실행 선언’이 이루어졌다.
건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김가현 기자)
건물 온실가스 혁신정책 실행 선언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김가현 기자)
컨퍼런스의 2부는 건물 온실가스 감축 방안 발제 및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이승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서울시 건물 온실가스 관리·평가제도 도입 방안’에 대한 발제를 통해 기후 동행 건물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건물 에너지사용량 신고제와 등급제, 그리고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를 실시하고, 참여 건물 인센티브 획득을 통해 건물 관리 운영 효율을 높이고, 비용은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첫 번째 단계인 건물 에너지사용량 신고제를 통해 건물 에너지사용량 자가 진단을 통한 자율감축을 유도한다. 두 번째로는 용도별 목표 에너지 원단위에 따른 건물별 등급 부여 및 공개로 에너지 효율화를 유도하는 등급제를 시행하고, 마지막으로 총량제를 실시해 건물 온실가스 표준배출기준 설정을 통한 건물 에너지 성능 및 소비행태 개선 및 촉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승언 선임연구위원이 서울시 건물 온실가스 관리, 평가제도 도입 방안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유튜브, 김가현 기자)
송두삼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그린리모델링 등 건물 탄소중립 정책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건물 부문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하고 녹색건물 정책의 진정성에 대해 언급하며 그린리모델링 민간 참여 활성화 방안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건물의 그린리모델링 사업방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특히 그린리모델링 민간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Retrofit Carbon Credits’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두삼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그린리모델링 등 건물 탄소중립 정책 개선 방향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유튜브, 김가현 기자)
‘건물 에너지 전환 전략’에 대해 발제한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건물 부문 전기화에 기여할 히트펌프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히트펌프의 전력 소비량 및 운영비용과 함께 정책적, 기술적, 경제적으로 국내에서의 히트펌프 도입의 어려움에 대해 언급했다. 히트펌프는 연료 연소가 아닌, 전기에너지를 사용해 압축, 증발, 응축, 확장 등의 프로세스를 사용해서 열을 이동시키는 기술이다. 가스 난방을 히트펌프로 대체하는 경우, 전력사용량은 가스사용량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고 그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어든다. 하지만 히트펌프 누진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탄소중립 목표 내 히트펌프 정책이 없는 지금, 히트펌프의 확산은 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설치된 도시가스 보일러를 히트펌프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기술적 한계와 설치 및 운영비 측면에서의 낮은 경쟁력 또한 보완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이다.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이 건물 에너지 전환 전략, 히트펌프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유튜브, 김가현 기자)
마지막 토론에는 황정하 탄녹위 건물전문위원장이 좌장으로, 박진철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고배원 ㈜인테그라디앤씨 대표, 김현철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효율과장, 김연희 국토교통부 녹색건축과장, 유기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건물 온실가스 감축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협업 그리고 국민의 동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에서 전문가들이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김가현 기자)
이번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녹색건물 컨퍼런스에서는 에너지·발전, 산업, 수송 분야에서 나아가 건물 부문에서 녹색화의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4개의 기관이 함께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건물 부문은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의 66.5%를 차지하는 서울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핵심 부문이다. 서울시가 건물의 탈탄소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다양한 경제·제도적 장애 요인으로 효율 개선사업이 다소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더욱 적극적인 제도 도입과 실행방안 및 지원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건물 부문에서의 첫걸음을 내디딘 만큼, 관련 기관들과 국민의 실천을 기대해 본다.
넷제로프렌즈 청년기자 김가현
원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angel8960/223457644724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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