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카본(Blue Carbon)
■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주목받는 블루카본
■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블루카본을 확대할 필요
‘블루카본’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탄소중립의 중요한 흡수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블루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물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번 지식창고에서는 블루카본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탄소를 더 빨리 더 많이 흡수하는 블루카본
탄소중립이란 대기 중으로 나오는 온실가스의 양에서 흡수량을 상쇄한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흡수를 늘려서 대기 중 온실가스의 양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흔히 지구온난화 대응이라고 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만 생각하는데, 흡수도 탄소중립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온실가스 흡수란 토지이용이나 임업활동 등을 통해 대기 중 온실가스가 제거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흡수 물질이 있는 곳이 흡수원이죠. 나무와 풀이 있는 산림지, 농경지, 초지 등이 대표적인 탄소흡수원입니다. 흡수원은 크게 그린카본(Green Carbon)과 블루카본(Blue Carbon)으로 구분됩니다. 그린카본은 산림이나 농경지 등 육지에서의 흡수원을, 블루카본은 습지나 해양 등에서의 흡수원을 의미합니다. 흔히 흡수원이라고 하면 육지의 숲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블루카본도 큰 역할을 하고 장점도 많아서 최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하고, 이행 성과를 UNFCCC 사무국에 제출합니다. 이때 국제적 지침을 따라야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블루카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제적 인정의 기준이 되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현재 세 가지를 블루카본으로 인정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바다 밑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식물인 해초류가 자라는 곳입니다. 대표적인 해초류로는 잘피가 있죠. 해초류는 바닷속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을 뿐만 아니라, 오염물질을 정화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염분이 많은 토양에서 자라는 염생식물 서식지입니다. 갈대, 칠면초, 나문재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세 번째는 열대나 아열대 지역의 해변이나 습지에서 발달하는 숲인 맹그로브입니다.

탄소흡수원으로 블루카본이 주목받는 것은 뚜렷한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블루카본은 그린카본에 비해 탄소흡수 속도가 빠릅니다. 해양생태계의 탄소흡수 속도는 육상 생태계에 비해 최대 50배 빠르다고 알려져 있죠. 탄소 저장량도 많습니다. 유기물은 분해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육상 식물과 달리 블루카본은 물속에 잠겨있기 때문에 쉽게 분해되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수백 년에서 수천 년간 퇴적층에 저장됩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염습지와 잘피의 탄소흡수량은 같은 면적의 열대우림에 비해 약 3~4배 많다고 하네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탄소 흡수량을 늘리기 위해 블루카본을 더 연구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염생식물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바다숲을 조성해서 해초류 서식지를 늘리는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새로운 블루카본 후보들
블루카본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탄소흡수 능력과 대상이 더 많이 밝혀지면, 탄소흡수원으로 공식 인정받는 대상이 확대될 수 있죠. 현재 각국에서는 IPCC가 인정한 것 외에 블루카본 인정 대상을 더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도움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후보로 주목받는 곳은 비식생 갯벌, 해조류 서식지, 해저 퇴적물입니다.
먼저 비식생 갯벌은 해양식물이 없는 갯벌을 뜻합니다. 미세조류 등 갯벌에 살고 있는 미세한 생물이 탄소를 흡수하고, 그 유기물의 잔해가 퇴적되면서 탄소를 축적하는 거죠. 우리나라는 갯벌이 넓게 발달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갯벌 2,482㎢은 연간 49만 톤의 탄소를 저감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동차 20만 대 분량에 해당하죠. 우리나라가 탄소 흡수원으로 갯벌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에 정부는 방치된 간척지 등을 갯벌로 복원하고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서 보호할 뿐만 아니라, 갯벌을 새로운 블루카본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후보인 해조류는 미역, 다시마 같이 꽃을 피우지 않고 물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식물입니다. 해조류도 탄소흡수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직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죠. 정부는 해조류의 탄소흡수력을 규명하는 과학적 연구와 함께, 신규 블루카본으로 인증받기 위한 노력을 추진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미역, 김,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 양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들이 블루카본으로 인정받는다면 우리나라에 꽤 유리하게 작용할 겁니다.
해저 퇴적물은 대륙붕 해저에 분포하는 퇴적물을 말합니다.

정부는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서 이러한 후보지들이 신규 블루카본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대상지를 미리 보호하고 복원해서 실질적인 탄소흡수를 늘리고, 이후 블루카본으로 인증하면 바로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등록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출, 흡수, 육상, 해상 모든 분야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더 많은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흡수원을 찾고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홈페이지
·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 탄소중립포털 홈페이지
· 한국수산자원공단 블로그
· 해양수산부 보도자료('2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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