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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에 보내는 100년 전 경고, 전시 '미증유의 대홍수: 1925 을축년’

작성일 : 2025.11.18 조회 : 17

취재 : 넷제로프렌즈 제3기 김윤경

 

1925년 여름 한강에는 '을축년 대홍수'라 불리는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막대한 사상자가 생기고 건물이 파괴되었습니다. 192579일 시작된 비는 무려 열흘 동안 내리고 19일에 그쳤습니다. 당시 수도였던 경성은 전기와 교통이 끊기고 논밭이 모두 쓸려갔습니다. 사람들은 고립되었고 먹을 것도 사라졌습니다.

 

(사진=김윤경 기자)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926일부터 1116일까지 '미증유의 대홍수: 1925 을축년'이라는 기획전시를 진행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옛 사진과 자료들이 100년 전 을축년 대홍수 현장으로 안내합니다. 전시는 총 3부로 '120세기 한반도 최악의 홍수', '2부 도시를 바꾼 큰물', '3부 다시, 홍수를 말하다'로 구성되었습니다.

 

1: 20세기 한반도 최악의 홍수

1'20세기 한반도 최악의 홍수'는 당시 수도 경성을 덮친 수해의 참혹함을 보여줍니다. 예상치를 넘어선 한강의 범람으로 경성부는 무너졌습니다. 한강 인도교가 끊기고 용산 한강통, 이촌동 일대가 온통 홍수에 잠겨 모든 것을 휩쓸어 갔습니다. 당시의 기록들은 "불은 재라도 남기지만 물은 남기는 것이 없다"라는 말이 현실이 되었음을 알려줍니다.

 

'경성부수재도', '기우제등록' 같은 자료를 포함해 당시 사진들은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폐허로 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당시 조선인들은 식민 지배의 차별 속에서 구조와 구호의 불평등을 겪으며 이중의 고통을 받았습니다. 엄청난 강우량뿐 아니라 당시 경성부의 미흡했던 치수 대책과 식민지 조선의 사회적 구조적 문제가 결합되어 20세기 최악의 수해로 기록되었습니다.

 

2부: 도시를 바꾼 큰물

2'도시를 바꾼 큰물'은 을축년 대홍수가 경성의 지형과 도시계획을 바꿔놓았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춥니다. 전시는 홍수 기록이 바로 현대 서울을 만든 청사진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사진=김윤경 기자)

 

당시의 범람 기록은 이후 수해의 위력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되었고, 치수 사업과 제방 건설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조선총독부는 1925년의 재난 사례를 바탕으로 도시 확장 계획 시 수방 시설 설치를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으로 삼았습니다.

 

1926년의 '경성행정구역 확장안 지도'1936년의 '경성시가지계획 평면도'는 영등포 등 한강 이남으로의 도시 확장이 한강 연안의 안전을 담보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줍니다. 또 전시는 이 변화 속에서 삶의 터전을 잃고 강제 이주와 소외를 겪었던 수해 이재민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폐허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고 타지 이재민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연대의 힘'에 대한 기록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3부: 다시, 홍수를 말하다

전시의 마지막 부분인 3'다시, 홍수를 말하다'는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소환하며 기후 위기 시대의 도시 안전을 묻습니다.

 

1960년대 이후 현대 도시 서울은 '수해로부터 안전한 도시 만들기'를 최우선 목표로 건설되기 시작했습니다. 1963년 강남 편입 후, 한강이 서울의 중심이 되자 을축년 대홍수 같은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규모 치수 및 개발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여의도 윤중제 공사 현장' 사진과 1970년대의 한강 치수 기록은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제방을 강변도로로 만들고, 공유수면 매립으로 택지를 개발한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후 1980년대에는 치수와 공원화 사업을 결합하는 등 서울은 수해 방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또 전시는 오늘날의 현실도 다룹니다. 과거에 만든 홍수 방지 시설만으로는 막기 어려운 큰 비가 자주 내리면서, 100년 전부터 쌓아온 서울의 홍수 대비 노력이 다시 시험받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반복되는 극한 폭우, 침수된 지하 공간과 무너진 도로는 기후위기가 일상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을축년 대홍수 이후 수립된 모든 도시계획이 '홍수 대비'를 전제로 했듯이, 지금이 극한 호우에 맞서 탄력적인 도시 설계와 치수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 강조하며 전시는 끝납니다.

 

(사진=김윤경 기자)

 

이 전시는 100년 전 홍수의 참상을 보여주면서 경고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 대홍수가 자연재해였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기후변화는 인간이 만든 재앙입니다. 전시에서는 대홍수 이후 한강에 방수시설을 설치할 때 을축년 대홍수가 기준이 되었고, 도시계획의 방향을 정할 때 치수가 중요한 논제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100년에 한 번 일어날 법한 대홍수가 이제는 매년 여름 반복되고 있습니다. 1925년 사람들은 대홍수를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을 사는 우리는 지금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올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 속,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극한 호우에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서울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과 스펀지 도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각 하천의 홍수를 유입하는 유입 시설입갱(수직통로)’, ‘터널’, ‘압력 조절탱크등을 갖춰 수도권 외곽 방수로를 도쿄 일대에 설치했습니다. 영국에서는 강과 제방 사이를 넓은 갈대밭으로 대체해 갈대밭이 강물을 막는 브로드랜드 홍수 완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또 네덜란드에서는 강에게 공간을프로젝트를 진행해 강의 자연 범람원을 복원, 수위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진=김윤경 기자)

 

전시장 마지막 안내문에 적힌 '이제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서울과 한강에 어떤 미래상을 그려내야 할지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란 문구가 크게 다가옵니다. 기후위기 시대, 이 전시를 관람하며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면 좋겠습니다.

 

'미증유의 대홍수: 1925 을축년' 사이트: https://museum.seoul.go.kr/www/NR_index.do?sso=ok

 

위 콘텐츠()은 탄녹위 넷제로프렌즈 3기 참여자가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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