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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식탁 속에도 플라스틱이? 환경의 날이 던지는 경고

작성일 : 2025.07.07 조회 : 108

우리가 매일 먹는 소금 속에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매년 65일은 환경의 날’. 올해의 주제는 미세플라스틱 종식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지만 전 세계를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 이제는 우리의 식탁과 몸속까지 파고들고 있다. 과연 우리는 이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1인당 미세플라스틱 소비량과 섭취량(출처=세계자연기금(WWF) 그린피스)

 

미세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길이나 지름이 5mm 이하인 고체 형태의 플라스틱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크기가 20μm(마이크로미터, 10⁻⁶m) 이하인 미세플라스틱은 인체 장기 내부까지 침투할 수 있으며, 100nm(나노미터, 10⁻⁷m) 이하의 나노 플라스틱은 혈액-뇌 장벽이나 태반 장벽을 통과해 모든 장기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배출원으로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분해 및 침식, 세탁 시 발생하는 합성섬유 조각, 제품에 미리 첨가된 미세입자 형태의 플라스틱 등이 있다. 대부분은 산업 활동이나 가정에서 배출되어 하수나 담수로 흘러 들어간 뒤 해양으로 유입되는 경로를 따른다. 바다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플랑크톤에 의해 1차적으로 섭취되고 이어서 물고기가 해당 플랑크톤을 섭취하는 경우와 고래, 바닷새 등 해양 생물들이 이를 먹이로 오인해 2차적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인간의 식탁까지 위협하게 되는 생태계 고리가 형성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그 크기에 따라 체내 다양한 장기로 이동해 염증, 세포 독성, 산화 스트레스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유해 화학물질이나 병원성 미생물의 매개체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대부분 생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유기 오염물질(POPs)이나 중금속을 흡착해 체내로 운반하는 특성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내분비 교란, 유전 독성, 생식 기능 장애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나 비스페놀 A와 같은 화학첨가물은 유방암, 당뇨, 심혈관 질환 등과의 연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남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김명준 교수(사진=정아민 기자)

 

이처럼 미세플라스틱은 인간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상 속에서의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 대응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식탁에 자주 오르는 소금, 천일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전남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김명준 교수 연구팀이 천일염 내 미세플라스틱과 마그네슘을 동시에 제거할 수 있는 천일염 가공 처리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해당 기술은 미세플라스틱 제거와 함께 천일염의 쓴맛을 유발하는 간수 내 마그네슘까지 제거할 수 있어 식품 품질 개선은 물론, 해양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김명준 교수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기술 개발의 배경과 원리, 향후 응용 가능성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Q. 2021년에 개발하신 천일염 가공 처리 기술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연구인가요? 특히 어떤 계기로 미세플라스틱과 마그네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천일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국민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동시에 전통적인 간수 제거 방식은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비효율적인 공정으로, 산업적 활용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간수 내 마그네슘은 천일염의 쓴맛을 유발하고 품질 편차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세플라스틱과 마그네슘을 동시에 제거하면서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정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Q. 쓴맛의 원인인 마그네슘을 줄이면서, 동시에 미세플라스틱까지 제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였을 텐데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연구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A.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물리·화학적 원리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공정설계였습니다. 먼저 마그네슘은 탄산나트륨을 이용해 침전시켜 제거하고, 이를 통해 생성된 세척용 염수는 천일염 내 마그네슘 함량을 조절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동시에 미세플라스틱은 물질 간 비중 차에 따라 부유시키는 방식으로 분리·제거가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하였습니다. 이러한 부유선별 공정을 세척 공정 내에서 구현하기 위해 세척 시간, 온도, 교반 조건 등을 정밀하게 조절하며 최적화하였습니다.

 

Q. 이번 가공 공정 기술은 천일염 외에도 해양 자원 정제나 정수 처리 등 다른 분야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을까요? 향후 확장성에 대한 전망도 함께 듣고 싶습니다.

A. 본 기술은 미세플라스틱 분리와 마그네슘 조절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공정으로, 천일염 외에도 다양한 해양 자원 정제 및 환경 정화 분야에 적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수 유래 미네랄 추출 공정에서 특정 이온의 선택적 제거가 요구되는 경우에도 본 공정을 응용할 수 있으며,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은 해양 정화나 산업 용수 정수 시스템에도 확장 적용이 가능합니다. 향후에는 고부가 미네랄 제품 제조, 친환경 식품소재 생산, 해양 오염물질 제어 기술 등으로 응용 범위를 넓히는 연구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Q. 이번 기술은 단순히 식품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해양 환경 보호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기술이 해양 오염 문제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시나요?

A. 해양 소금 생산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그대로 유입되는 기존 구조는 오히려 해양 오염물질이 인체에 재유입되는 경로를 만들어왔습니다. 본 기술은 천일염 내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함과 동시에, 그 유입 경로를 차단하고 별도 수거가 가능하도록 고안되었기 때문에, 소금 생산 단계에서 해양 오염물질을 1차적으로 걸러내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또한, 정제 과정에서 분리된 미세플라스틱은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어, 해양에서 재유입되는 미세입자의 순환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해당 기술이 대규모 염전 현장에 적용될 경우, 산업 전반의 미세플라스틱 저감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올해 환경의 날 주제가 미세플라스틱 종식이었습니다. 이번 환경의 날이 교수님께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연구자로서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A. 올해 환경의 날 주제가 미세플라스틱 종식으로 설정된 것은, 그간 축적되어 온 과학적 경고가 사회적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로서 이러한 주제가 공론화되는 시점에,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이 실제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연구의 출발점이 사회적 문제의식에 기반했던 만큼 기술이 단순한 학문적 성과를 넘어 국민의 식생활과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연구자로서 가장 큰 성취라 할 수 있습니다.

 

김명준 교수의 설명처럼, 이번 기술은 단순한 식품 가공을 넘어 해양 오염 대응과 국민 건강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 환경의 날 주제가 미세플라스틱 종식이었던 만큼, 기술의 사회적 의의도 크다. 김명준 교수는 시민들에게 미세플라스틱은 단순한 해양 문제를 넘어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개인의 노력과 과학기술이 함께할 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넷제로프렌즈 시민기자 정아민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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