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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속 농촌의 변화, 2024년 농업 현장을 돌아보다.

작성일 : 2025.07.07 조회 : 140

2024, 우리는 그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여름과 격렬한 장마,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겨울의 폭설을 겪었다. 뉴스에서는 연일 이상기후라는 단어가 등장했고, 사람들은 날씨가 왜 이러냐며 불안해했다. 그러나 도시에서 느끼는 불편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농촌의 현실은 더욱 가혹했다. 농업 현장에서 직접 피해를 겪은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이제는 단순히 날씨가 나빴던 한 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기사에서는 2024년 이상기후가 실제로 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현장감 있게 소개하고자 한다.

 

2024년 여름, 전국의 농촌은 마치 자연과 맞서 싸우는 전쟁터였다. 끝없이 이어진 폭염은 작물뿐 아니라 농민들의 일상까지도 집어삼켰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전국의 인삼, 레드향, 단호박 등 3,447ha 규모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특히 전남, 전북, 충남 지역에서는 벼멸구 피해가 심각했다. 벼멸구는 고온에서 빠르게 번식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17,732ha라는 어마어마한 면적에서 벼농사에 타격을 입혔다. 전남에서만 9,261ha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다.

 

그뿐만 아니었다. 폭염이 끝나자 곧바로 찾아온 집중호우는 농민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앗아갔다. 7월 집중호우로 농작물 9,449ha가 물에 잠겼고, 891ha의 농경지는 완전히 유실되거나 매몰되었다. 특히 충남 부여군 양화에서는 한 시간 동안 106mm의 폭우가 내려 그 피해가 매우 컸다. 그날 농민들은 갑자기 쏟아진 비에 손쓸 틈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장비를 갖추지 못한 소규모 농가는 더욱 큰 피해를 입었다. 몇몇 농가는 비닐하우스를 다시 세우는 데 수개월이 걸렸으며, 수확기를 아예 놓치기도 했다.

 

여름만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겨울은 또 다른 위기였다. 11월 말, 예고 없이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눈에 시설하우스들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피해 규모는 농업시설 2,397ha, 농작물 476ha에 달했다. 기상재해가 사계절 내내 이어진 셈이다. 이는 농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식량 자급 기반 모두를 흔들었다.

 

그러나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위기 속에서 농촌은 변화를 시도했다. 특히, 기후적응형 스마트팜 도입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전북 정읍시에서는 IoT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팜에서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를 관리했다. 이 시스템 덕분에 극심한 폭염과 가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와 같은 스마트팜 기술 확대를 위해 전국적으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연계한 복합형 스마트팜을 도입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운영 모델을 실험 중이다.

 

 사진=Unsplash(제공: Graphic Node)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품종 개발과 보급도 본격화되었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국립식량과학원과 협업해 지역 기후에 맞는 고품질 벼 품종 '다솜쌀', '구름찰' 등을 개발하고, 2025년에는 11개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총 12.1톤의 우량종자를 보급하였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량 안정성과 품질 향상, 그리고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남도종자관리소는 2024년 벼 우량종자 5개 품종을 총 2,543톤 규모로 공급하고, 병해충 발생 증가에 대응해 6개 품종 26ha의 원종 재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들은 엄격한 예찰 및 포장 관리 기준을 통과한 고품질 종자로서, 고온·병해충 환경에 대응하는 품질 안정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2024년 이상기후는 농촌에 큰 상처를 남겼지만, 한편으로는 농촌이 기후 위기에 적응하고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더 이상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농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현실이 분명해진 지금, 농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부, 지자체, 민간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업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변화의 씨앗이 이미 뿌려진 만큼, 앞으로 어떻게 싹을 틔우고 키워나갈지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기후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제는 적응과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할 때다.

 

넷제로프렌즈 시민기자 이다은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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