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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시대, 우리 산림은 안전한가?

작성일 : 2025.07.07 조회 : 42

사진=박지우 기자

 

 

기후 위기란 무엇일까? 기후 위기란 단지 이상한 날씨를 뜻하는 게 아니다. 폭염, 한파, 집중호우, 산사태, 병해충의 확산까지.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 자연재해는 흔한 일이 되었고, 그 피해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이는 생태계와 인간의 삶 전체를 위협하는 복합적인 재난인 셈이다. 그렇다면 국토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림은 이 위기에 어떻게 보호되고 있을까?

 

우리 정부는 2010년부터 매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2024년 보고서에는 8개 분야에서의 피해 현황과 이에 대한 대응 및 향후 계획이 상세히 담겨 있다. 본 기사에서는 그중 산림 분야의 피해 상황과 대응 방안을 톺아보며, 우리가 준비해야 할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박지우 기자

 

산림을 덮친 이상기후

먼저, 겨울철 강설과 여름철 강우가 산림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자. 202312, 강원도 인제 응봉산 기온이 최대 영하 20°C까지 떨어지고, 사흘간 56mm가 넘는 강수량이 관측되었다. 이 폭설로 인해 자작나무는 휘어지고, 부러지고, 넘어졌다. 이후에도 계속된 강설로, 울진 소광리에서는 금강송 약 2,156그루가 쓰러졌고, 서울 홍릉시험림에서도 400그루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사진=박지우 기자 / 출처=산림청

 

이듬해 여름에도 산림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78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는 충남과 전북 일대에 큰 피해를 안겼다. 이 기간 동안 발생한 피해 면적은 전국 산사태 피해의 95%에 해당하는 169.89ha에 달했고, 인명 피해도 보고되었다. 특히 9월에는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가 비수기에도 발생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단지 나무가 쓰러지는 데 그치지 않았다. 5, 7, 9월의 집중호우로 대추, 호두, 떫은 감 등 주요 임산물이 피해를 입었고, 11월 대설로 조경수와 임산물 재배 시설이 무너졌다. 산림 속 생태계는 물론, 농가의 경제적 부담까지 가중시킨 것이다.

 

사진=박지우 기자 / 출처=국립수목원

 

이러한 기후변화는 계절의 흐름마저 바꾸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홍릉시험림 내 주요 수목의 개화일은 50년 전보다 평균 16일 빨라졌고, 낙엽 시기는 늦어졌다. 또한, 2009~2024년간 전국 왕벚나무의 개화를 관찰한 결과, 봄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개화가 2~3일 빨라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재선충병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쇠퇴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 산림 생태계의 건강이 점차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사진=박지우 기자 / 출처=산림청 산사태방지과(KLES모델)

 

재난 속 국가의 대응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도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림청은 산사태 위기상황 판단 회의를 26차례 개최하고, 드론과 헬기를 활용하여 피해조사와 복구 계획 수립에 힘쓰고 있다. 또한, 산사태 중기예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사면통합 산사태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이고 있다.

 

병해충 확산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가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3중 예찰 체계를 마련하고, QR코드 및 유전자 진단 키트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이 밖에 고산지역 침엽수 보호와 외래 병해충에 대한 방제 활동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피해를 입은 임업인에 대한 구호와 경영 복귀 지원도 함께 이루어졌다. 정부는 국고, 지방비, 융자 등 재원별 부담 기준에 따라 복구비를 지원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인 피해 회복을 넘어, 임업인의 안정적인 생계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을 가능하게 한 셈이다.

 

사진=박지우 기자

 

앞으로의 대응, 무엇이 달라질까?

앞으로의 계획도 구체적이다. 정부는 산사태와 토석류 예방을 위해 위험지도를 최신화하고, 극한 강우에 대응한 산사태 예측 기준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위험 사면 정보를 범정부적으로 통합해 디지털 시스템으로 연계하고, 예보의 정밀도도 높일 예정이다.

산림병해충 관리 역시 과학적 기반을 중심으로 강화된다. 헬기, 드론, 지상 예찰을 결합한 입체 감시 체계를 정착시키고, 재선충병 발생지는 수종을 전환해, 보다 회복력 있는 숲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임업인 보호를 위한 정책도 뒤따른다. 복구 단가 조정은 물론, 피해 항목의 세분화와 예방 기술 개발도 추진된다. 특히 극한기상에 대비한 임산물 재배 기술은 현장 맞춤형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도적 뒷받침이다. 정부는 탄소흡수원법개정을 통해 산림 기후적응 정책을 법제화하고, 산림 분야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정책의 지속성과 실행력을 확보하려 한다.

 

사진=박지우 기자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것이 바로 산림이다.

 

숲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탄소를 흡수하고 재난을 막으며 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회복력 있는 산림을 만든다는 것은 곧,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다시 짜는 일이다. 지금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미래의 산림, 더 나아가 우리 삶의 터전이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이 바로 행동해야 할 때다. 산림을 지키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

 

본 기사는 2024 이상기후 보고서(기상청·국무조정실 외 관계부처 공동, 2024)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보고서 전문은 기후정보포털(www.climate.go.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넷제로프렌즈 시민기자 박지우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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