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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재난을 넘어 기후 경고가 되어가다.

작성일 : 2025.07.07 조회 : 18

더 이상 산불은 건조한 봄철에만 발생하는 재난이 아니다. 계절뿐 아니라 지역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한때 백두대간 등의 지형적 특성과 강풍, 건조한 날씨 탓에 산불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던 강원, 동해안 지역을 넘어, 이제는 경남, 경북 등지에서도 대형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의 위험 예측이 통하지 않는 현상은 왜 나타나는 걸까?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인 강수량 증가와 기후 모니터링 체계 개선으로 인해 산불 발생 건수가 10년 평균 대비 52.7%, 피해 면적은 무려 97.3% 감소했다. 특히 대형 산불(피해 면적 100ha 이상)20238건에서 20240건으로 줄었고, 5ha 이상 산불조차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은 예년보다 강수량이 많고 기온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해였다. 이에 따라 산불 발생 수와 피해 면적 모두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 한 해의 통계만으로 산불의 위험이 줄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2025년에는 다시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평균기온은 작년 3월 평균기온 대비 0.7더 높은 기온을 기록하며 기후가 한층 더 건조해졌고 이는 산림을 산불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

 
최근 산불 발생 사례

실제로 20254월 경북 영덕 산불 사건은 역대급 피해를 남긴 재난으로 기록됐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번지며 피해를 가속시켰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63,245, 여의도 156개 면적에 해당하는 규모, 전국적으로는 약 104,788헥타르(서울 면적의 1.7)에 달하는 산림이 소실되어 국내 산불 역사상 최악의 피해로 기록됐다. 인명 피해 또한 심각했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영덕에만 66명의 인명 피해(사망 10, 부상자 56)317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순식간에 잿더미가 된 수많은 삶의 터전, 이번 산불은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얼마나 쉽게 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산림을 지키는 일은 곧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사진=네이버블로그 풀농부

 
산불의 영향과 전망

유엔환경계획은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산불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산불 발생 건수가 2100년까지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산불이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과거의 기상 조건과 산불에 대한 기록들을 수집해 상대습도, 온도, 강수량 등 산불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들에 대한 수학적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IPCC에서 제시한 기후변화 예측 데이터를 적용해 21세기 중반 각 생태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불의 규모를 계산한 결과 미국 서부에서 2050년까지 대규모 산불 발생 가능성이 지역에 따라 65%에서 40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산불은 단지 숲을 태우는데 그치지 않는다. 산불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연기는 유기탄소 및 그을음 입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 지구적 규모로 볼 때 산불의 배출물질에 포함된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지구온난화가 더 많은 그리고 더 강한 산불을 유발하고 그렇게 방출된 온실기체가 다시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는 셈이다.

 

그 밖에도 산불은, 산의 침식을 막는 역할을 하는 초목이 자라지 못하게 하여 침식에 취약하게 만들고, 질소, , 황과 같은 식물체, 목질계, 토양 내에 있는 생화학 영양물질들을 고갈시키거나 산 아래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그 지역의 식물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대응 및 전망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불에 우리는 어떠한 대응책을 가지고 있을까? 정부는 산불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긴급 신고 통합 시스템을 개선해 산불 신고·접수 시간을 기존 평균 642초에서 259초로 단축했으며, 산불위험예보시스템 전담 인력을 상시 운영해 사전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또 산림청, 소방청, 지자체가 함께 신속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산불 확산을 사전 차단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산불 상황 957건 중 700(73%)을 초기에 진압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시스템 개선은 대형 산불로의 확산을 막고, 피해 면적을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산불은 더 이상 특정 계절과 지역에 국한된 자연재해가 아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산불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상시 재난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일시적인 통계 감소에 안주할 수 없는 이유다. 이제 우리는 산불을 막기 위한 기술적 대응을 넘어, 근본적인 기후 위기 해결에 나서야 할 때다. 산불은 단지 나무를 태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 터전, 그리고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 지금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불타는 숲은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

 

넷제로프렌즈 시민기자 김연주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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