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토마토 생산이 줄어 유명 햄버거 매장에서 일시적으로 토마토를 빼고 햄버거를 판 적이 있었죠.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생긴 사례입니다. 최근 들어 점점 더 급격히 체감하게 된 기후변화는 이제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생존 문제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김윤경 기자
얼마 전 기후 위기에 관해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잔망루피의 탄소중립 반짝체험관’이 열렸습니다. 지난 6월 5~9일 ‘환경의 날’을 기념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 북촌에서 우리나라 인기 캐릭터 ‘잔망루피’와 함께하는 ‘잔망루피의 탄소중립 반짝체험관’을 진행했습니다. 체험관은 심각한 기후 위기와 실천 방법을 누구나 알기 쉽고 친근하게 이해하기 위해 마련되었는데요.
일단 잔망루피 캐릭터가 너무 귀엽고 친근하잖아요. 이런 루피와 함께 기후 위기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겠지요. 바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세대를 막론하고 기후변화가 가져올 우리의 미래를 잘 체감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더라고요.
사진=김윤경 기자
‘잔망루피의 탄소중립 반짝체험관’은 1층 공간에 꾸며졌으며 외부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내부는 ‘기후변화 전시존’, ‘물가 체험존’, ‘탄소중립 게임존’ 등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장을 보는 주부라서 그럴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가 체험존’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그럼 어떤 전시로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는지 알아볼까요?
‘기후변화 전시존’
사진=김윤경 기자
‘기후변화 전시존’은 탄소 배출로 인해 사라진 계절과 제철 식품 등을 관람할 수 있는 가상의 갤러리인데요. 2025년 잔망루피의 추억 사진첩이라는 이름으로 전망루피가 사계절을 즐겼던 모습들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즐기고 있는 벚꽃놀이, 여름 캠핑, 단풍, 스키와 같은 것들인데요. 탄소중립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2050년에는 이런 풍경이 사라진다는 경고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우리 어릴 때 누렸던 여러 모습이 사라져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 아쉽잖아요. 그런데 2050년에는 지금 당연히 생각하는 벚꽃 놀이나 여름 캠핑까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2050 박물관’
반대편에는 ‘2050년 박물관’이 있었는데요. 우리가 탄소중립을 실천하지 않았을 때 다가올 가상의 미래 일상 체험 공간입니다. 귀여운 루피가 그려져 있고 실제 모형들이 있어 아기자기한 느낌을 풍기지만 안내판을 자세히 읽어 보면 걱정됩니다.
사진=김윤경 기자
위 사진을 보면 루피가 입을 크게 벌리며 놀라고 있는데요. 왜 그랬을까요? 옆 안내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요즘 흔히 먹는 대표적인 음식 가격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더욱이 ‘놀랍게도 25년 전 부모님들은 커피로 아침을 맞았대요’라는 설명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2025년 아메리카노 1잔 가격이 4,500원이라면 2050년에는 45,000원이 돼 있었습니다. 또 마트에서 흔히 파는 바나나. 2025년 한 송이 가격이 5,000원이지만 2050년에는 시가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세상에 바나나가 시가라니요. 바나나 하나도 제대로 못 먹는 세상이 된 겁니다.
게다가 ‘25년 전 떡에 꿀을 찍어 먹던 시절을 기억하는 분이 있나요?’라고도 적혀 있어 충격적이었습니다. 2050년에는 떡에 꿀 찍어 먹기도 힘든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안내판을 보니 더 슬퍼졌는데요. 2025년 현재 천연 꿀 한 병에 20,000원이라면 2050년에는 무려 300,000원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꿀 먹기 힘든 날이 온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또 초콜릿도 현재 3,000원에서 2050년 50,000원이 된다니 초콜릿을 좋아하는 저는 참 마음 아픈 이야기입니다. 이런 미래가 오지 않도록 탄소중립 실천에 적극 동참해야겠죠!
‘물가 체험존’
사진=김윤경 기자
‘2050 잔망루피 상회’로 꾸며진 곳도 있었습니다. 같은 상품인데도 가격은 현재와 매우 달랐는데요. 토마토가 130,000원, 포도가 140,000원, 감자가 시가로 적혀 있었습니다. 더욱이 충격적인 문구. ‘종로구 유일한 토마토 취급 마트’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는데요. 큰 지역에서 토마토를 사려면 모두 이곳으로 와야 한다고요? 정말 탄소중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런 미래가 되는 건 상상하기도 싫네요.
곳곳에서 잔망루피가 탄소중립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었는데요. 봄과 가을이 점점 사라져 예쁜 꽃을 볼 수 없고, 폭염과 소나기가 계속된다며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로컬푸드를 적극 소비해 지구를 지키자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실천 방법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쓰지 않는 메일함을 비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음식물은 먹을 만큼만 만들자고 했습니다. 전 음식물에서 조금 찔렸지만, 앞으로 잘 지켜야겠다고 굳게 결심했지요.
‘탄소중립 숨은 그림 찾기’
사진=김윤경 기자
이제 위기와 실천 방법을 알게 됐으니 한 번 테스트를 해볼까요? 마지막 코너에는 ‘탄소중립 숨은 그림 찾기’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집이나 사무실 중 선택하는 데 저는 우리 집을 선택했습니다. 곳곳에 숨겨져 있어 자세히 봐야 했어요. 냉장고에 음식을 많이 넣지 말기, 일회용 비닐 줄이기 등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라 좀 더 공감되었습니다. 특히 체험을 마치고 받은 선물이 귀엽고 의미도 있었는데요. 잔망루피가 그려진 NFC 키링과 친환경 펄프 수세미였습니다. NFC 키링은 휴대전화에 인식하면 바로 카본페이 앱으로 연결된다고 합니다. 저는 아쉽게도 선착순으로 빨리 마감되어 받을 수 없었지만, 안내자가 시범을 보여주셨어요. 이 NFC 키링을 핸드폰에 태그하니 카본페이 앱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사진=김윤경 기자
‘카본페이 앱’
카본페이 앱은 탄소중립 포인트 앱입니다. 저는 이미 가입해서 잘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직 카본페이 앱을 내려받지 못했다면 꼭 가입하시길 추천합니다. 탄소중립을 실천한 만큼 현금 등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쏠쏠한 앱이거든요.
사진=카본페이 앱
카본페이 앱은 녹색생활 실천, 에너지, 자동차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탄소중립 포인트는 전자영수증, 텀블러(다회용 컵), 무공해차 등 녹색생활 실천 활동을 할 경우 적립이 됩니다. 연간 70,000원까지 적립된다고 하니, 지구도 보호하고 현금도 받고 꼭 설치하고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잔망루피의 탄소중립 반짝체험관’은 끝났지만, 7월까지 ‘잔망루피의 제철 찾기’ 캠페인도 열려 탄소중립 실천을 강조한다고 합니다. 체험관을 못 가보셨다면 캠페인에 참여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루피와 함께해 어린이부터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어 더 좋았는데요. 알면서도 자칫 지나칠 수 있지만, 다시 한번 우리 미래의 일을 떠올리며 환기할 기회가 된 것 같았습니다. 턱없이 비싼 제품과 계절이 없는 미래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선 절대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새겼습니다.
저는 받은 잔망루피 친환경 수세미로 설거지하며 토마토의 가격이 130,000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 조금 번거롭더라도 미래를 위해 일상에서 탄소중립 실천, 꼭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넷제로프렌즈 시민기자 김윤경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