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고 있는 지구

기후 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NASA 기후 과학자 피터 칼머스(Peter Kalmus)는 ‘올해 여름이 우리가 남은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폭염이, 아시아에서는 홍수와 태풍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이보다 더 시원한 여름을 경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칼머스는 이러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가능한 한 빨리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함을 촉구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기록된 최고 기온이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열 난리'를 겪고 있으며, 폭염, 산불, 가뭄 등 기후 변화의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후 과학자들은 앞으로 이러한 폭염이 더욱 빈번해지고, 그 강도 또한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폭염과 기후 이상 현상은 단순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기후 변화의 가속화된 결과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 세대가 직면할 더 극단적인 기후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과학자들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2024년 8월 10일, 11일 기준)전세계 최고기온 그리고 한국의 폭염 위험 수준 분포도 (사진=ClimateReanalyzer.org, 기상청)

현재 국가와 기업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전 세계 국가들은 2015년 12월 개최된 파리협정(COP21)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국가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주요 국가가 힘을 모아 재생 가능 에너지의 채택과 확산, 기후 완화와 적응 전략 수립 등의 다양한 전략과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RE100 로고 (사진=RE100)

기업의 경우는 여러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채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RE100’이다.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란 재생 가능 에너지 100%라는 의미로, 민간단체인 The Climate Group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의해 주도되며, 전 세계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이니셔티브이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기를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약속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이며, 기업들은 RE100에 가입함으로써 특정 연도까지 자사의 전체 전력 소비를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공식적으로 약속한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거나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PPA)을 체결, 탄소크레딧 구매 등의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2016-2022 RE100 현황(그래프=The Climate group, CDP)

현재 RE100을 선언하고 참여하는 국가는 2022년 기준 63개국이며 기업은 420여 곳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Apple, Google, TSMC, 나이키 등이 있으며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있다.

전력을 100%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은…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태양광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

하지만 모든 기업 그리고 국가가 모든 전력을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모든 기업이 비슷한 여건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는 국가나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인프라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에너지 가격의 불안전성’, ‘기술적 한계’, ‘시장 접근성’ 등의 여러 불확실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또한 대규모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영향 평가 등의 절차를 포함하는 ‘인허가 문제’, 주민들과 정부와의 다른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주 민 수용성’ 문제가 있다.

현실적인 글로벌 이니셔티브, CFE?

위와 같은 크고 작은 문제들로 인해 국가와 기업들은 보다 더 현실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찾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3년 두바이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합의문에서 재생에너지 이외에도 원전, 저탄소 수소(그린 수소), CCUS*의 중요성을 역대 최초로 명기하며 무탄소 에너지 기술 및 이니셔티브의 글로벌 확산을 암시했다. 여기서 CFE란, Carbon Free Energy의 약자로, 국제적으로 CFE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CFE 이니셔티브’란 기업이 무탄소 에너지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면서 산업부문의 탄소중립 이행을 촉진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가속화를 목표로 하는 국제적 운동이다.

*COP: Conference of the Parties의 약자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당사국총회를 의미. COP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UNFCCC를 체결한 국가들이 모여 매년 회의를 개최하여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

CFE 이니셔티브의 출발은 2023년에 국제연합(UN) 총회 계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무탄소 에너지의 국제 확산과 선진국-개도국 간 ‘기후 격차’ 해소를 위한 국제 플랫폼으로 ‘CF 연합’ 결성을 제안하면서 CFE 이니셔티브도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존 이니셔티브와 CFE 이니셔티브의 차이는?

주요 국제 이니셔티브 비교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2024.1.29), 탄소중립을 위해 모든 무탄소 에너지 최대한 활용, 인용 저자 재구성)

기본적으로 RE100, CFE 이니셔티브, 24/7 CFE Compact는 모두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자율적 규범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다만, CFE 이니셔티브는 RE100과 달리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모든 무탄소 에너지’ 사용을 인정하고 있으며, 24/7 CFE Compact에서 요구하는 ‘실시간 조달’ 원칙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CFE 이니셔티브는 기존 이니셔티브 들과 달리 무탄소 전력사용(scope2) 외에 생산공정(scope1)에서의 실질적인 탄소 감축도 포함하기 때문에, 탄소 감축을 위한 기업들의 다양한 노력이 함께 인정받을 수 있다. 요약하자면, CFE 이니셔티브는 산업계의 탄소감축 현실을 반영한 규범이다. 이는 수용성·확장성 측면에서 다른 규범보다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들도 이행 가능한 규범이다. 이러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초기 주요국 중심의 글로벌 규범화 단계를 거쳐 중 장기적으로 개도국 확산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Scope1은 기업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자산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한다. 회사 차량, 공장설비, 화석연료 소비 등이 있으며 기업이 직접 배출량을 통제할 수 있는 배출이다.

*Scope2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기, 난방, 냉방 등의 간접 에너지 소비에 의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한다. 외부 전력 또는 열을 사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되며, 기업이 소비한 에너지가 어떻게 생산되었느냐에 따라 배출량이 달라진다.

국제적으로 지지받기 시작한 CFE… 향후 추진과제는?

CFE포럼 출범식 현장사진 (사진=CF연합)

한국이 제시한 CFE 이니셔티브에 세계 주요국과 국제기구의 지지 받기 시작했다. IEA에서 진행된 각료 회의에서 진행된 CFE 라운드 테이블에서 영국,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IEA 등이 지지를 표명하거나 선언하였다. 기업들의 무탄소 에너지 사용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탄소중립 부담을 경감할 수 있고, 관련된 기술개발 및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향후 CFE 이니셔티브의 최우선 과제는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것이다. 이미 국제적으로 RE100과 구글 주도로 만들어진 24/7 CFE Compact 등 다양한 이니셔티브가 출범한 상황에서, CFE 이니셔티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사용한 무탄소 에너지가 국제사회로부터 공신력을 얻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CFE 인증 체계를 설치하고, 관련 해외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CFE 이니셔티브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존의 RE100과  24/7 CFE Compact 등의 기존 이니셔티브를 대체하거나 배척하려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이니셔티브와 상호보완적 관계가 되도록 이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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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프렌즈 청년기자 백승일

원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seung_il23/223580827313

본 글은 넷제로프렌즈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탄녹위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