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프렌즈가 간다 ⑤ 외교부 기후환경대사 조홍식 교수
외교부 기후환경대사 조홍식 교수를 만나다
법학자이자 변호사로서 환경법·환경규제법 등을 연구해 온 환경법학 분야 전문가 조홍식 교수를 만났다. 조홍식 교수는 서울대 법과대학에 재직하고 있으며 환경법학회 회장, 환경부 규제심사위원, 법제처 환경분야 국민법제관,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로 기후변화·환경 이슈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소통 강화에 힘쓰고 있다.
Q. 탄녹위 뉴스레터 소식지를 받는 시민분들께 간단한 이력과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온실가스감축분과 민간위원 조홍식입니다. 환경법을 전공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환경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개 정부에서 기후·환경 분야의 법제도를 지켜봤습니다. 탄녹위에서도 주전공을 살려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과 배출권거래법 등 우리나라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법령과 제도에 대해 살피고 있습니다.
Q. 환경법이 주전공이라고 했는데, 특별히 환경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요?
미국에서 유학할 당시 법학 과정 중 가장 주목받는 영역으로 환경법이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저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면서 그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1995년 UC 버클리 로스쿨에서 생물다양성과 자연 자원 보호를 위한 일반이론인 ‘공공신탁이론’을 지구적 맥락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환경법은 척박한 자연자원을 가진 우리나라에 필수적인 것으로, 연구의 필요성이 큽니다.
Q. 기후환경대사로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했습니다만, 그중 하나를 예시하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의 「The World Climate Action Summit (WCAS)」 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여했습니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비롯해 노르웨이 등 10여 개국과 함께 녹색해운항로 구축에 대한 이행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그동안 진행했던 사전타당성 평가결과로 부산항과 타코마항 등 미 북서부항만 간 그린 메탄올이나 그린 암모니아를 사용하는 다수의 무탄소항로 구축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앞으로도 한미 양국이 경제·규제적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위한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2028년 전후로 시범 운항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하는 등 녹색해운항로 구축과 협력을 통해 국제해운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협력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기후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요?
작년 11월 두바이에서 개최된 COP28 현장에는 160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는데 이제 기후변화는 각국의 정상들이 직접 챙기는 아젠다가 됐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후변화는 지금 당장 느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의 급격한 기후변화는 위기로 인식되고 있죠. 앞으로 5~10년 안에 기후변화는 잘살고 못사는 차원이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라는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진국은 기후변화로 모든 것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국제규범이 만들어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자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려고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Q. 구체적으로 국제사회는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기후위기로 인한 막대한 피해와 손실을 피하기 위해 전 세계는 화석연료에 기반한 기존 에너지시스템을 바꿀 기술혁신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탄소배출량에 관세를 부과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CBAM)와 타국의 전기차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 규제를 담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이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만들어진 국제규범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를 통해 탈탄소 산업을 육성하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촌 경제의 기본 축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적으로 살펴보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미국보다는 유럽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고 배출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중국도 빠르게 에너지전환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2022년 중국의 수력발전량은 전 세계의 30.1%,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2.5%를 점유했을 뿐만 아니라 태양광과 풍력 설비 용량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가 된 상황에서 중국은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국가임이 틀림없습니다.
Q. 국가적 대응과 우리나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기회로 보는 시각에서 국제기구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미래세대와 청년에게 응원이나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국가 역량을 키울 기회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새로운 이슈와 도전과제가 지속해서 생겨납니다. 지금은 전 세계적 화두인 기후변화가 대표적인 사회문제입니다. 국제사회도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으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혁신적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기술을 통해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과정에 미래세대가 기여할 바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기회도 많습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일들을 하는 것은 비단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것뿐 아니라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자신만을 위한 일이 아닌 그야말로 인류를 구원하는 일이니만큼 우리나라 청년들이 세계무대에서 주도적으로 더욱 신명나게 다양한 활동과 연구에 도전하길 바랍니다.
취재 /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소통협력관 오현진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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