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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차가운 겨울이 그리운 설원의 눈물

작성일 : 2024-02-05 조회 : 120

차가운 겨울이 그리운 설원의 눈물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유럽과 북미처럼은 아니지만 기후변화가 지금처럼 진행되면 한국도 쌓인 눈을 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설원의 눈물’은 기후변화를 막아달라고 설원이 우리에게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설원의 눈물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주말을 맞아 아들과 스키장에 다녀왔다. 숨 막혔던 일상에서 탈출하듯이 빠져나와 하얀 설원 위에 서 있으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이곳 설원 위에 몸을 맡긴 대다수 사람이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여느 때와 같이 리프트를 타고 능선을 오르는 순간 흔치 않은 광경을 발견했다. 깊은 계곡 사이로 눈이 녹아 시내가 되어 흘러내려 가는 것이었다. 예전 같으면 능선에 쌓여 있어야 할 눈이 녹아내린 것이다.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았기에 다소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사실 크게 놀라운 광경은 아니다.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는 전 지구의 겨울 기온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곳 강원도의 산골짜기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자의 본능으로 데이터를 살펴보니 스키장이 있는 이곳 평창의 겨울철 낮 기온은 연간 약 0.1도 즉 10년에 약 1도 이상 증가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유럽 및 북미 지역에서는 스노팩(snowpack)의 감소가 심각한 사회·환경·경제·정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서 스노팩이란 하늘에서 눈이 내려 땅에 쌓여 있는 것을 말하는데 날이 추우면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매번 새로운 눈이 내릴 때마다 켜켜이 쌓여 더 두꺼워진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눈이 내리지 않거나 날이 따뜻해 내린 눈이 금방 녹으면 스노팩의 두께가 얇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럽과 북미에서는 스노팩의 두께가 줄어드는 것을 왜 심각한 문제로 여기는 것일까? 사람들이 스키를 타지 못하게 될까 걱정돼 그런 것일까? 물론 그것도 매우 중요한 사실이지만 스노팩의 감소는 스키라는 인간의 레크리에이션을 넘어 지구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사라진 눈이 또 다른 기후변화를 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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